아기고양이 송이 유기묘 구조 후 임시보호 중입니다.

새끼 치즈 고양이에게 간택(?) 당하다.

-상황 설명-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저녁, 여자친구와 집 근처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한잔 마시고

시간이 늦어져 카페 문 밖을 나와 같이 차로 걸어 가던 도중 새끼 고양이를 만났다.

어떤 남여 커플이 새끼 고양이 앞에서 쭈그려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제 갈길을 가길래 길고양이구나 했고,우리가 다가갔더니 후다닥 도망을 가길래 ' 누군가가 밖에서 키우는 걸 수도 있겠구나'하고 가던길을 계속 갔다.

차를 타기 위해 차 앞에서 멈춰선 순간!

내 차 밑으로 들어와버린 새끼 고양이.

일단 집에 가야하니 손짓으로 나오라고 했다.

그러니 바로 다리 가랑이 사이로 들어오더니

몸을 비비고 그르렁 그르렁 골골송을 부른다.

사람 손길을 많이 탄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일단 멈춰서

집에 돌아 갈때까지 한참을 그 자리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냥이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20분이 지나도 차에 타려고 하니 더 바짝 따라오며 울기 시작하는 고양이..

여자친구는 그냥 놔두면 이 추위에 못 견디고 얼마 못가 운명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해서

일단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24시 동물 병원으로 향했다.

그렇게 길 고양이는 내 품에 안겨 병원으로.

저녁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급한데로 24시 동물병원을 알아본 후 도착.

도착하자마자 진료! 차를 타고 이동하는 내내 어찌나 울던지.

병원에 도착 해 바로 의사선생님께 인계 완료.

검사 해보니 복부에 복수가 차있는 상태인것 같고, 귀에는 세균이 쌓여 귀지가 잔뜩,꼬리 끝 쪽에는 털이 나질 않고 있고 눈은 허피스인 것 같아 정밀 검사를 해봐야 한단다..

엑스레이와 각종 검사 비용은 몇십만원이 든다고 하셨고..

그래, 돈이 깨져도 생명이 우선이지 하며일단 건강부터 체크해야 하니 바로 검사 진행.

검사가 끝나 밖에 나와 기다리는 동안에도 굉장히 얌전했다. 이게 고양이인지 강아지 인지 모르겠을 정도로..

얘가 그 유명한 개냥이 인가? 싶은 생각도 들고.. 참 어쩌나 나한테 왔니 너는..ㅋㅋㅋ

우리집엔 이미 서열 1위의 고등어냥이가 상주중이다. 둘의 만남이 궁금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상황

검사 결과는

다행히 복부에 볼록하게 생긴건 복수가 아니라 얘가 밥을 엄청 먹어서 볼록한 거였고!.. 허허

귀에 귀지와 각종 세균은 잘 소독을 해주셔서 깔끔해 졌고 귀에 털은 스트레스를 받아서거나

혹은 피부병일수 있으니 연고를 발라주라고 하셨다.

눈은 고양이들이 자주 걸리는 허피스였고ㅠㅠ

그나마 아직 아기라 지금 관리해주면 나중엔 괜찮을거라 하셨다.

집에 가자마자 샤워시키고 해충약도 받았다.

우리집엔 이미 고등어 냥이가 살고 있는데 길고양이가 집에 들어가면 세균을 옮길 수도 있으니

꼭 집에 고등어 냥이도 해충약을 발라주라고 하셨다.

하루밤에 급 큰?돈을 길가다 마주친 길냥이에게 플렉스 해버린 나 ㅎㅎ그래, 너라도 건강하니 다행이다. 집에 데려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검사가 끝나자마자 집에서 샤워부터 시켰다. (우리집 탄이는 샤워한번도 안하고 잘컸는데 너를 해줄 줄이야..)